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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그가 남긴 것은?

                  


 미네르바 효과는 두 가지로 해석된다. 경제 문제에 둔감했던 누리꾼들이 경제 문제를 활발하게 토론하는 지적 담론의 장을 인터넷에 열었다는 것과 일반인도 경제 관료나 경제학자처럼 경제 문제를 분석하고 대안을 내놓을 수 있음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네르바는 비관론자라는 질타를 동시에 받았다. 그가 150여 개의 글을 통해 “우리 경제가 ‘소비의 핵겨울’에 돌입했고, 이제 경제가 살아날 가능성은 없다”고 줄기차게 주장했기 때문이다. 그는 비관론자라는 비판에 “나는 천민의 눈으로 경제를 보는 현실주의자”라고 맞선다. “망상에서 깨어나 내가 천민인지, 평민인지, 귀족인지, 각자 자기 계급을 빨리 깨닫고 현실적으로 살자”고.

 

 

 

 미네르바는 9월18일 “10년 후에 다시 돌아오겠다”는 마지막 글을 남겨놓고 유유히 강호를 떠났다. 자신의 정체를 집요하게 캐려는 언론 등의 관심이 부담스러웠던 것일까? 미네르바는 떠나면서 천민들을 향해 두 가지 충고를 남겼다. “2010년 전까지 주식은 쳐다도 보지 말고” “공부하라”는 것. 그리고 천민들에게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리오 휴버먼 지음)와 <금융시장의 기술적 분석>(존 머피 지음) 등 2권의 책을 권했다.

 “뭣 모르면 당하는 게 아니고 털리는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부지런히 공부하라는 충고다. 미네르바는 갔어도 ‘미네르바 효과’는 남는다.

에 대한 토론이 http://twar.co.kr에서 진행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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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보다 중요한 주민등록번호, 문제는?

번호가 당신을 짓누른다?

통제와 제재의 사이에서 내가 할 수 있을만한 일이란, 겨우 나의 신변을 보호하는 정도일 것이다. 권력자의 힘의 논리엔 아마 그 정도도 힘들지 모른다. 그러나 고맙게도 ‘민주주의’란 것이 당신과 나, 그리고 그의 신변은 물론 인권 또한 보호해 줄 수 있다. 그 어떠한 ‘민주주의 국가’도 민주주의 내에서의 개인의 고유한 권리를 침해할 수 없다. 그러나 헌법에 명시한 ‘국가를 비롯한 타인으로부터 개인의 인권과 신변을 침해받지 않을 권리’를 정부가 조율할 수 있는, 그리고 조율하고 있는 나라가 있다. 개인의 권리를 조율하다니...말이나 될법한 소리인가? 이 황당한 정부가 들어선 나라는 바로 당신과 나의 대한민국이다.

 


주민등록법이란?

대한민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당신과 나는 17살이 되면 들뜬 마음으로 관할 동사무소에서 열 손가락 가득 잉크를 묻히고 흐뭇한 표정으로 지장을 찍고, 13자리의 고유한 번호가 찍힌 신분증을 발급 받은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앞자리 여섯자리는 생년월일을, 뒷자리 일곱자리는 성별과 지역 등을 나타내는 고유의 번호로 이루어져 있는, 그리고 그 고유한 번호 옆에는 증명사진이, 뒷면에는 엄지손가락의 지문이 찍힌 이 신분증을 우리는 ‘주민등록증’이라 부른다. 주민등록법은 시·군 또는 구의 주민을 등록하게 함으로써 주민의 거주관계등 인구의 동태를 상시로 명확히 파악하여 주민생활의 편익을 증진시키고 행정사무의 적정한 처리를 도모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이라고 한다. 그러나 뒤집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듯 하다. 만약 개인의 신상에 관한 정보가 담긴 주민등록정보를 이용해 국가가 당신을 감시한다면? 그렇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앞서 전제한  명제를 조금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 주민등록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1962년 박정희 정권 때 처음 제정된 ‘주민등록법’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주민의 거주관계등 인구의 동태를 상시로 명확히 파악하고 상시로 인구의 동태를 명확히 하기 위하여’ 모든 대한민국 국민에게 이름, 성별, 생년월일, 주소, 본적을 등록하게 하고, 주소 이전 시 전입신고를 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주민등록대상자는 관할 시·군, 관내에 30일 이상 거주할 목적으로 주소 또는 거소를 가진 자를 대상으로 하고, 누구든지 주민등록은 이중으로 할 수 없으며, 해외이주자는 해외이주를 포기하지 않으면 주민등록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으며, 주민등록지의 주소지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공법관계에 있어서의 주소지로 보도록 하고 있다.

이후 주민등록법은 1차 개정이 되면서 ‘주민등록증 발급 조항’이 첨가되고, 1970년 2차 개정 시에는 ‘주민등록증 발급 의무화’와 ‘주민등록증 제시 의무화’가 첨가되었다. ‘주민등록증 제시 의무화’가 첨가된 이유는 ‘치안 시 필요한 특별한 경우에 주민등록증을 제시하도록 함으로써 간첩이나 불순분자를 용이하게 식별, 색출하여 반공태세를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주민등록증을 의무적으로 발급하도록 하는 것이 개인이 아닌 관할 시장과 군수에게 의무화되었다.

이후 다시 1975년에 주민등록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개정됨으로써 오늘날과 같은 형식의 주민등록번호가 전 국민에게 배정되었다. 그 후 1996년 김영삼 정권에 의해 ‘전자주민카드 프로젝트’가 시도되었는데, ‘전자주민카드 프로젝트’란 운전면허, 국민연금, 지문 등의 정보를 IC카드에 한꺼번에 담아 그것을 신분증으로 이용하겠다는 것으로, 이는 여러 종류의 신분증을 통합함으로써 생활의 편리함을 도모하기 위함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여러 시민단체들을 비롯한 국민들이 ‘개인정보 노출의 위험성’을 지적하면서 반대에 부딪쳤고, 또한 이러한 ‘전자주민카드 프로젝트’는 막대한 제정이 요구되었기 때문에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면서 폐기되었다. 그러나 1998년 김대중 정권은 플라스틱 주민등록증의 도입을 결정하고 플라스틱 주민등록증을 발급하면서 전 국민의 지문을 스캔하여 이를 디지털 베이스화 하였다.

지금 당신이 소지하고 있는 그 주민등록증이 여러 번의 개정과 형태의 변화를 거친 최종형태의 플라스틱 주민등록증이다.

당신을 감시하기 위한 바코드, 지문날인

주민등록법으로 인해 또 하나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지문날인’이다. 지문날인은 1968년 당시 여당이던 공화당의 단독국회에서 주민등록법 개정안을 의결함으로써 도입되었는데, 박정희 정권 당시, ‘간첩과 범죄자를 비롯한 사회불순분자들을 색출하기’위함이었다라고 한다.

지문날인, 그것도 국가차원에서 국민들에게 지문날인을 받는다는 것은 아주 특수한 경우에 해당된다. 지문날인은 지문날인을 한 자에 한해 국가에 대한 맹목적인 복종을 서약하는 행위로 간주하며, 대부분의 국가들이 범죄자에 한해서만 지문날인을 받고 있다. 왜냐하면 한번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또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많다는 일반론에 따라 사회체제유지를 목적으로 재범에 대비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실정은 어떠한가? 주민등록증을 처음 발급 받는 절차에서 우리는 열 손가락 모두 지문을 날인당해야 한다. 이렇게 채취된 지문은 원래 행정자치부 소관으로 관리되었으나, 전 국민의 지문 정보가 어떠한 사회적 논의도 없이 철저히 비밀리에 일방적으로 경찰청에 넘겨짐으로써 대한민국은 경찰청이 모든 국민의 지문정보를 가지고 있는 유일한 나라가 되었다. 이러한 사실에 대해 경찰청은 ‘범죄자 색출의 용이함’을 위한다라는 이유를 제시하고 있으나 실제적으로는 지문을 이용한 범죄자 색출은 극히 소수에 해당된다.

하지만 더욱 더 문제시되는 것은 범죄자 색출이라는 미명 하에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을 잠정적 범죄자로 바라본다는 것이다.

범죄자에 한해서만 날인을 받는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우리정부와 경찰청은 모든 국민을 잠정적 범죄자로 간주, 감시하며 통제하고 있다.

게다가 군사정권의 국민에 대한 감시를 목적으로 도입했던 초기 주민등록제도와, 1998년 김대중 정부에 시행된 플라스틱 주민등록카드의 시행에 지문의 디지털 베이스화라는 기술적 수단이 제공됨에 따라 국가의 감시와 통제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었다. 또한 1998년 당시 경찰이 선보였던(?) 휴대용 지문 감식기는 손가락의 지문만 스캔되면 개인의 정보가 어디서나 유출이 가능하다. 이것은 국민에 대한 통제가 더욱 강화되었음을 시사한다.

 


다른나라엔 없다?

그렇다면 외국의 경우는 어떠한가? 대부분의 나라가 우리나라처럼 신분증을 의무적으로 발급 받아야 할 필요가 없다. 필요하다면 발급 받거나, 여권이나 운전면허증 외에는 신분증이 없는 나라들도 있다.

가까운 일본은 신분등록제도로 호적제도를 두고 있는데, 주거등록제도로서 주민기본대장제를 두고는 있으나, 국민에 대한 개인식별번호제-주민등록번호와 같은 의미이다-와 국가 신분증제도는 채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8월 4일자 동아일보의 ‘日, 주민번호 전산망 시행’이라는 기사에 따르면, “일본 국민 모두에게 주민등록번호를 부여하고 이를 전산으로 관리하는 ‘주민등록대장 네트워크’가 5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중략)… 그러나 도쿄 스기나미구를 비롯한 5개 지자체가 개인정보 유출 등 부작용을 이유로 참여를 거부했으며, 요코하마시는 참여 여부를 시민들의 판단에 맡기겠다며 일단 유보했다 …(중략)…”라고 전했다. 일본정부도 우리와 같은 제도를 도입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 역시 개인정보유출 위험을 우려한 시민들의 반대로 반쪽자리 행정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위 기사를 통해 알 수 있다. 일본정부는 이러한 시민들의 반대로 인해 우선적으로 연금지급 등 93개의 행정사무에 한정해 ‘개인식별번호제’를 도입할 정도로 조심스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우리정부의 강제적인 모습과는 아주 대조적인 모습이다.

미국은 지난 1960년 중반에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통합데이터뱅크’의 구축이 주장된 적이 있으나, 연방회의에서는 격렬한 논쟁 후 각 연방정부기관 차원에서 분리하여 개인정보처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으로 일단락 되었다. 이와 같은 사건으로 인해 미국이 거의 모든 주에서는 출생기록만을 기본적인 신분등록제도로 채택하여 사용하고 있다.

미국에서 태어나기만 하면 시민권을 부여받는 것도 이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주거등록제도는 물론 개인식별번호도 국가신분증제도도 없으며, ‘출생-혼인-사망’ 등 사건별·개인별 기록부로 작성하며 각 기록간에는 어떠한 상호 연결요소도 없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허술한 신분등록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이지만, 생활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사회보장제도’와 ‘사회보장번호’가 아주 발달해 있어 국민이 복지 혜택을 받기에 무리가 없도록 하고 있다.

‘사회보장번호’는 19세 이상의 거의 모든 성인에게 부여되어 있으며, 중요한 것은 이 역시 강제가 아닌 선택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 헌법의 기초가 된 독일은 연방차원이 신분등록제도, 국가신분증제도, 지방정부 차원의 주거등록제 등이 있으나, 각 제도는 엄격하게 분리·관리되기 때문에 서로간에 어떠한 연결요소도 없으며, 따라서 국민에게 우리처럼 ‘개인식별번호’를 부여하여 국민을 관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 외 유럽국가, 아메리카 대륙국가들은 모두 국민들에게 ‘개인식별번호’를 부여하지만, 국가신분증제도는 도입하지 않고 있다. 관행적인 교회등록이나 변동이 심한 지역의 주소에 관한 정보를 정부 차원에서 ‘확인’하는 정도일 뿐이며, 또한 이러한 개인정보를 의무적으로 신고할 필요는 없다. 이들이 ‘개인식별번호’를 부여하는 까닭은, 사회보장과 관련, 국민 개개인에게 다양한 이익을 제공하기 위해서이다.

우리의 주민등록법과 취지는 비슷하나, 이들은 신분등록제도에 대한 선택권과, 개인정보유출을 막기 위한 법률 및 제도적 장치가 존재한다는 것이 다르다.

이러한 타국가의 신분등록제도와 우리의 신분등록제도는 크게 다섯 가지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첫째로 프랑스, 미국, 독일 등이 채택하고 있는 사건별 편제방식-출생부, 사망부, 혼인부 등-과는 달리 각 개인의 신분변동을 하나의 기록부에 반영할 수 있는 인적편제방식을 채택하였는데, 인적편제방식은 그 개인의 신분관계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은 신분관계가 쉽게 노출될 수 있는 단점이 될 가능성이 훨씬 많다.

둘째, 입적과 제적에 따른 기록이동을 상호연결하고 있고 제적부의 보존연한이 80년이므로, 사실상 거의 무한으로 혈연관계를 추적할 수 있고, 평생동안 개인이 관련된 지역을 추적하는 것이 가능하다.

셋째로 신분증을 발급할 때 발급대상자 전원에게 고유한 번호가 부여되어 있다.

넷째, 가족관계, 직업, 혈액형, 혼인여부, 본적 변경사유, 주소이동상황, 학력, 학과 등 141가지의 개인정보가 기록·관리되고 있다.

다섯째, 대부분의 나라들이 엄격하게 분리·관리하는 거주지 등록제도, 고유번호제도, 국가신분증제도가 주민등록법 하나로 묶여 있다는 점이다.

원래의 신분등록제도의 의미대로면 민법관계를 분명하게 하기위한 가족관계 및 출생, 사망의 증명이 주민등록법을 위시한 신분등록제도들의 목적이겠지만, 우리나라의 주민등록법은 행정적인 목적-범죄자, 사회불순분자, 반공세력 색출 등-이 처음부터 가미되어 있었기 때문에 굳이 타 국가와 비교가 아니더라도 본래 의미의 신분등록제도는 아님을 알 수 있다.

실존보다 신분증이 중요한 나라

한 때 화제를 모은 ‘마이너리티 리포트(Minority Report)'라는 영화가 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세계는 범죄(Crime)를 미리(Pre-) 예측하여 예방하는, 범죄가 없는 평화로운 세계이다.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세계관을 지탱하는 프리크라임 시스템(Pre-Crime System)은 세명의 예지자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세명의 예지자가 범죄에 관한 영상을 보면 주인공인 존 앤더튼(톰크루즈)이 그 영상을 분석하여 특수요원들이 범죄 현장에서 범죄(Crime)를 저지를(Pre-) 자를 체포한다.

화려한 영상을 담고 있는 영화의 내적인 요소와, 영화 블레이드 러너(Blade Runner)와 토탈 리콜(Total Recall)의 원작자인 필립 K 딕의 암울한 분위기의 원작을 스필버그 감독의 따뜻한 시각으로 만들어 냈다는 것 등등의 영화 외적인 요소 외에도 영화 전반에서 느낀 흥미로운 점은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100% 통제되고 감시되며 이러한 개인정보를 정부기관들이 서로 공유하는 사회, 또한 이러한 프리크라임 시스템(Pre-Crime System)이 이질적인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으로 보는 시민들과 사회의 모습이다. 우리의 현재 모습, 즉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와 너무나도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개인을 인식하는 각막인식은 우리의 지문날인이나 주민등록번호와 진배없고, 각막인식을 하는 거미로봇은 경찰들이 휴대하는 휴대용 지문감식기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우리사회 역시도 영화에서처럼 범죄예방, 사회불순분자 색출이라는 미명 하에, 지난 시절 국가주도의 급격한 경제성장정책과 주변정세에 의한 반공주의에 기반한 국가성격이 이러한 국민통제를 만들어 내었다. 그러나 이제는 정부가, 이러한 정책들의 가장 큰 폐해가 국민들이 통제에 길들여지게 되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것은 주민등록법을 위시한 국민통제 때문이라는 것을 인식하여야 한다. 국민들이 통제에 길들여지게 될 때 투철한 권리의식과 철저한 책임감으로 무장한 근대적 개인은 형성될 수 없으며 이러한 근대적 개인이 형성되지 못할 경우 민주주의의 기본원리가 정상적인 효능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듯 기본적인 것조차 효능을 발휘할 수 없는 시스템 안에서 여러 가지 폐단이 나타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즉, 국가의 사회적 감시와 통제에 있어 그 누구도 직접 자신이 감시받고 통제됨으로써 관리될 수 있는 권한을 타인 혹은 국가에게 양도한 적도 없으며, 나아가 그러한 권리는 양도될 수 있는 성질에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통제에 길들여진 개인은 자신의 개인정보의 소유권에 대한 인식이 불분명하게 되여 국가가 일방적으로 자신의 개인정보를 수집·관리하더라도 너무나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여러 측면에서 우리들을 묶는 확고한 틀임이 분명한 이러한 통제에 무감각하게 되어 근대적 개인으로서의 권리의식과 책임의식이 뒤떨어질 수밖에 없는 수동적인 개인이 형성되는 것이다.

또한 주민등록법은 현 시대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국가의 권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한민국의 국민은 17세가 되면 관할동사무소에 직접 가서 주민등록증을 발급 받아야 하며 이를 위반하면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이는 곧 주민등록증을 발급 받는 것은 선택이 아닌 의무라는 말이다. 게다가 대한민국에서는 이 주민등록증이 없으면 생활자체가 불가능하다. 공식적인 신분증인 운전면허증과 여권을 발급 받을 때도 주민등록증을 제시하지 못하면 발급을 받을 수 없다.

통장을 개설할 때도, 인터넷의 웹사이트에 회원가입 할 때도, 물건을 사고 내미는 수표 뒷면에는 항상 주민등록번호를 써야하고, 당신이 쓰는 신용카드를 발급 받을 때도, 의료보험 혜택을 받는 것도 모두 주민등록증, 또는 주민등록번호가 있어야 가능하다. 즉, 주민등록증이라는 신분증을 필요로 하든 하지 않든 간에 이 사회는 주민등록증이 없으면 생활이 불가능하도록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는 것이다. 이것은 일률적으로 강제 발급된 신분증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예를 들어, 불시에 이루어지는 불신검문에 주민등록증을 소지하지 못해 경찰서까지 끌려가게 되는 일이 생기는 것은 불신검문에 대한 사회구성원들의 인식이 부족해서라기보다는 오히려 모든 국민에게 강제 발급되는 주민등록증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라는 말이다.

해서 주민등록증을 분실하거나, 개인의 핵심적인 사항이 모두 담겨있는 주민등록 정보가 유출될 경우, 우리는 어쩔 수 없이 파괴적인 결과에 놓이게 된다. 만약 주민등록이 되어있지 않다면, 국가는 그를 ‘주거부정’으로 간주하여 각종 불이익을 줄 것이며, 신분 이상자로 낙인하고, 그가 대한민국의 국민임을 부정하려 들 것이다.

이것이 비약이 아닌 사실임을 알아야 한다. 영화에서나 보여지던 실존보다 신분증이 더욱 중요하게 여겨지는 당신과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의 현실을, 당신은 두고만 볼 것인가?

해답은 당신과 나, 우리들에게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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